고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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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글쓴이 : 날짜 : 2018-06-06 (수) 13:34 조회 : 201





                                                    미아사 대웅전 대추나무




 대웅전 대추나무 

觀音膝下慈育棗(관음슬하자육조)-관세음보살 무릎아래 귀이 자란 대추나무

俗世塵內極樂生(속세진내극락생)-속세의 티끌 속에 극락 같은 삶이구나

寺門外處衆叫喚(사문외처중규환)-절 문밖은 곳곳에 중생들의 아비규환

大雄寂庭煩無淨(대웅적정번무정)-대웅전 고요한 뜰은 번뇌(煩惱)없는 극락이네

天界無私分四季(천계무사분사계)-하늘은 공평하여 사계절을 나누어서

夏實秋紅覺順理(하실추홍각순리)-여름에 열매 맺고 가을에 붉게 익어 순리를 깨우치네

晝香念佛淨靈魂(주향념불정령혼)-낮에는 염불향(念佛香)으로 영혼을 정화하고

夜露銀河洗心身(야로은하세심신)-밤에는 맑은 이슬 은하수로 육신을 목욕 하면서

俗世何緣餘至今(속세하연여지금)-속세에 무슨인연 아직도 남아 있어

佛暗牆越尋誰人(불암장월심수인)-부처님 몰래 담너머 오가는 사람 중에 누구를 찾고 있나

농월(弄月)

 

속세의 인연을 잊지 못해 담을 넘는 대추나무

 

위의 대추나무 사진은 필자가 사는 아파트 동네 미아사(彌阿寺) 대웅전 뜰에 있다.

어그제 봄이라고 파릇파릇 잎이 솟더니 지금 푸른 대추알이 가을빛을 받아 익어가고 있다.

 

적멸궁(寂滅)의 정적(靜寂)이 귀에서 앵~~~ 하리만치 고요한 대웅전 뜰,

담장 옆에 하늘을 향해 머리 숙여 솟아있는 녹엽(綠葉)의 대추나무 한 거루,

이제 9월이 되어

가지마다 다산(多産)의 상징인 냥 자연의 염주(念珠)알이 송알송알 맺혀 있다.

 

이제 하루하루 깊어 가는 가을 기운 속에 붉게붉게 물들어 익어 갈 것이다.

정액(精液)의 상징인 자연의 결정체(結晶體),

가을 핏줄을 힘솟게 하는 혈액(血液)의 핵(核).

대추 !

 

온 누리 열매들을 헤라클레스의 팔뚝의 근육보다 더 단단하게

익히겠다고 숭고하고 따갑게 가을 햇살이 내려 쬐이고 있다.

 

만물의 결실을 익히고야 말겠다는 숭엄(崇嚴)하게 쪼이는

한없이 그윽하고 따가운 가을 햇살은

태양의 정열과 은하수 애무(愛撫)의 배경을 힘입어

조화무궁(造化無窮)한 자연의 섭리로 가을의 무대를 색칠하고 있다.

 

어둡지만 신비한 가을밤 하늘에 진주(眞珠)알 처럼 총총들이 들어박혀 하늘을

잡아 흔들면 우수수 쏟아질 듯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처럼

대웅전 뜰 담장옆 대추나무에 녹색의 별들이 틈없이 매달려 있다.

 

사랑은 주리고 목말라야 기다려지는 것이다.

사랑은 그립고 그 목소리가 듣고싶어야 달콤한 것이다.

귀뚜라미의 영롱(玲瓏)한 소리는 가을을 기다린 그리움의 절규다.

사랑의 세레나데다.

 

달빛 머금은 찬란한 이슬방울이 녹색의 대추알에 살포시 맺힐 때

영원하고 대단한 밀약이나 있는 듯 대추와 가을 이슬의 귀속 속삭임은

짙어가는 붉은 가을 바람 속에 날리어 들을 수가 없나니

 

가을은 이 대추 열매를 붉게 하려고 이곳을 찾아오고

열매는 붉은 단장으로 가을 손님을 맞아들이니

 

이제 열손가락 열 발가락을 꼽고나면 미아사 담장은 홍조(紅潮)로 염색될 때

나는 낙엽으로 덮인 길을 밟으며 혼자 걸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대추나무에게 물어볼 것이다 !

나는 혼자 사는 고독(孤獨)을 잊으려 이 길을 걷고 있지만 대추나무 너는 관세음보살의 이 눈치 저눈치보면서

 

지난 가을 녹색의 얼굴이 붉게 물들 때 까지 담 너머로 목을 길게 뻗어

자라목이 될 때까지

담장 넘어 속세의 인연을 만났는지 ? !

 

농월

대추나무 2018-08-05 (일) 14:36
언제부터 이리 깊은 이해를 했소
대웅전 마당 한편에서 애굿은 염불소리 들으며/ 삼복의 수행으로 갖다 주는 물을 수용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삶의 희노애락을 들으면서 거듭거듭 세월이 가는 걸 느끼오
세월을 이해하고/ 자연의 섭리를 안다는것은 60순이 넘은 뒤에 얘기라고 옛날에 할배가 그랬소
내게 물었소 혼자 사는 고독을?
오랜 세월이 지나 보면 비워진 마음을 깨달게 되오
오온이 비워지고 육근이 조촐해지면
한생각 일으키는 것이
곧 부끄러워 지는 걸 알게된다오
계절은 가고 또 시절이 오면 저절로 알게되오
마음은 늘 언제나 같은데
눈은 늘 좋은것만 탐하려 하고/ 귀은 달콤한 소리만 듣기를 원해하고
코는 좋은향만 맡으려 하고/ 입은 맛있는 것만 요구하고/ 몸은 추우면 춥다, 더우면 덥다고 야단이고
그 알아차리는 마음이 어른스러우면 다행인데
철이 없으면 삶이 얼마나 고생이겠소

고독은 맛있는 커피와 같소
쓴맛 단맛 신맛,여름에는 시원한맛, 겨울은 따끈한 커피한잔

대추나무는 시님들의 수행에 장단을 맞추고 있소
세월이 가는 것을 지켜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줄
나 대추나무는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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